본문 바로가기
인문여행/읽기 쓰기

작가 미상(횔덜린? 셸링? 헤겔?), 「독일 관념론의 가장 오래된 체계 구상」

by 세바스티안 브란트 2020. 10. 11.

주해의 추가가 필요하다

 

 

      (…) 하나의 윤리학. 앞으로 형이상학 전체는 도덕이 될 것이기 때문에 - 이에 대해 칸트는 두 가지 실천적 요청들을 통해 단 하나의 만을 제시했고, 아무것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 이러한 윤리학은 모든 이념들의 완전한 체계가 되거나, 또는 같은 말이지만 모든 실천적 요청들의 완전한 체계가 될 것이다. 첫번째 이념은 당연히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나 자신에 대한 표상이다. 자유롭고 자기의식적인 존재와 동시에 세계 전체는 - 무로부터 - 등장한다 - 이는 무로부터의 창조 중 참되고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여기서 나는 물리학의 영역으로 내려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겠다. 도덕적인 존재에게 세계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나는 실험으로 인해 오래 걸려 힘겹게 겨우 나아가는 우리들의 물리학에 다시 한번 용기를 주고 싶다.

 

      그래서 - 만약 철학이 이념들을 알려 주고, 경험이 자료들을 알려 준다면, 우리는 결국 내가 후대로부터 기대하는 그런 일반 물리학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물리학이 우리의 정신과 같은, 또는 우리의 정신이 추구하는 그런 창조적인 정신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자연으로부터 이제 인간의 업적으로, 가장 먼저 인간의 이념으로 넘어가 보자. - 나는 국가라는 것은 기계적인 것이며, 기계의 이념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국가의 이념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오로지 자유의 대상이 되는 것만이 이념이라 불린다. 그러니 우리는 국가도 넘어서야 한다! - 왜냐하면 모든 국가는 자유로운 인간을 마치 기계적인 톱니바퀴 장치처럼 다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며, 이제 달라져야 한다. 너희들은 영원한 평화 등등의 모든 국가적 이념들이 어떤 더 높은 이념에 종속된 이념들이라는 것을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동시에 나는 여기서 인간 역사를 위한 원칙들을 기록해 두고 싶으며, 국가, 헌법, 정부, 입법이라는 초라한 인간의 업적 전체를 철저히 파헤치고 싶다. 마지막으로 도덕적 세계, 신성, 불멸성의 이념들이 도래할 것이며, - 모든 미신은 타파되고, 최근 들어 이성적인 척 가장하고 있는 사제는 이성 자체를 통해 추방될 것이다. - 지성의 세계를 자기 안에 지니며, 신도 불멸성도 자기 밖에서 찾을 필요가 없는 모든 정신들의 절대적 자유가 완성될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을 통합하는 이념은 플라톤적인 더 높은 의미에서의 아름다움의 이념이다. 이제 나는 이성은 모든 이념들을 포함함으로써, 이성의 최고 활동은 심미적 활동이라는 것을, 그리고 진리와 선은 오로지 미 안에서만 자매 관계에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 철학자는 시인과 동일한 정도의 미적인 힘을 지녀야 한다. 미적 감각이 없는 인간은 자구를 따르는 우리들의 철학자들이다. 정신의 철학은 미적 철학이다. 미적 감각이 없다면 그 어떤 것에서도 탁월할 수 없으며 심지어 역사에 대해서도 탁월한 비판을 할 수 없다. 여기서 이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 그리고 목록과 표 이상을 넘어가면 모든 것이 수수께끼같이 모호하게 보인다는 것을 충분히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들이 - 본래부터 결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난다.

 

      이로써 포에지는 좀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고, 결국 최초에 그랬던 상태로 - 인간의 교육자로 - 다시 되돌아간다. 왜냐하면 더 이상 철학도 역사도 없으며, 오로지 포에지만이 다른 모든 학문들과 예술들보다 오래도록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들은 대중이 감정적 종교를 가져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대중뿐만이 아니라 철학자 역시 감성적 종교를 필요로 한다. 이성과 마음의 일신론, 상상력과 예술의 다신론, 그렇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나는 여기서 내가 아는 한 아직 어떤 인간에게도 떠오르지 않았던 어떤 이념에 대해 처음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 즉 우리는 새로운 신화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신화는 이념들에 종사해야 한다. 이성의 신화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념을 미적인 것으로, 즉 신화적인 것으로 만들기 전에는, 이념들은 민중에 그 어떤 관심도 가지지 않으며, 반대로 신화가 이성적이기 전에는 철학자는 신화에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렇게 마침내 계몽된 자들과 계몽되지 않은 자들은 서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해야 한다. 신화는 철학적으로 되어야 하고, 민중은 이성적으로 되어야 하며, 철학은 철학자들을 감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신화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들 가운데 영원한 통일이 지배할 것이다. 경멸의 시선은 더 이상 없을 것이며, 현자와 사제들 앞에서의 민중의 막연한 두려움도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모든 힘들과 개별자와 모든 개체들의 동등한 형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어떠한 힘도 박해를 받지 않을 것이며, 그래서 정신들의 보편적 자유와 평등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 - 천상으로부터 보내진 더 고귀한 정신은 새로운 종교를 우리들에게서 창시하게 될 것이며, 이 종교는 인류 최후의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다. 

 

 

출처 : 필립 라쿠-라바르트/장-뤽 낭시, 『문학적 절대 : 독일 낭만주의 문학 이론』, 홍사현(), 그린비, 2015, 70 ~ 73p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