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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뭔헨 공항에서 노숙하기 좋은 곳과 공항에서 시내 가는 법, 220324

by 세바스티안 브란트 2022. 4. 3.


1. 뮌헨 공항 Flughafen München에서 노숙하기

경유지였던 파리 공항을 거쳐 뮌헨 공항에 오후 10시 20분에 도착했다. 뮌헨에서 밤베르크로 가는 밤 기차가 없었기 때문에 다음날 새벽 5시 6분에 뮌헨 중앙역 München Hauptbahnhof에서 출발하는 ICE 기차 (독일의 고속열차)를 예매했다. 그때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7시간. 숙소를 잡기엔 시간이 조금 애매하고, 무엇보다 돈을 아끼고자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로 했다. 뮌헨 공항에 있는 직접 양조한 맥주를 팔고 유럽 최대 규모의 비어가르텐 Biergarten 에어브로이 Airbräu에 가서 소세지와 맥주를 실컷 먹으며 밤을 세고 싶었지만, 영업시간이 저녁 10시까지였다 (비어가르텐이란 보통 천장 없이 야외에서 맥주를 마시는 곳을 말한다. 바이에른 Bayern 지역의 전통적인 비어가르텐을 가보면 울창한 나무 그늘 밑에 탁자들이 있고 맥주와 음식은 직접 가서 주문하고 가져와야 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1 터미널의 간이 비어가르텐으로 나갔다. 시원한 바깥 공기를 마시며 기내에서 챙겨온 미니 와인 한 병과 함께 샌드위치를 먹었다 (물론 이 비어가르텐도 영업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파리에서부터 실내에만 있느라 답답하고 마스크 좀 벗고 있고 싶어서 밖에 나가고 싶었다. 간이 비어가르텐의 위치는 3지역 Level 3 / Ebene 3의 무빙워크들 근처 곳곳에 있다. 내가 간 곳은 C구역에 있었다).

비어가르텐 앞에 탁자에 앉아 기내에서 가져온 와인과 샌드위치를 먹었다. 공항에 이런 조그만 비어가르텐이 있다니, 뮌헨 사람들은 맥주에 정말 진심인가보다.


먹었으니 이제 자야 한다.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장소를 물색했다. 누워서 자고 싶었기 때문에 팔받침이 있는 의자들은 제외되었다. 그러던 중 멀리서 검은 물체가 누워있는 곳을 발견했다. 설마 사람이겠어? 했는데 사람이었다. 검은색 잠바를 덮은 채 어느 남자가 편하게 누워 자고 있었다. 그 옆에도 보니 팔받침이 없는 빈 의자들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노숙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위치는 마찬가지로 1 터미널 3지역의 무빙워크 쪽이었는데, B구역이었다 (아래 사진 참고).

1 터미널 3지역의 약도. 빨간색 원으로 표시해 놓은 곳에 눕기 딱 좋은 의자들이 있다.
바로 이런 의자들. 누울 준비를 마치고 눈을 붙이기 전에 찍은 사진. 정말 편했다. 기차가 없었으면 더 잤을 지도 모른다. 옆에 무빙워크에 사람들이 드물게 지나가긴 했지만, 깨우는 사람이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을 뿐더러 전혀 시끄럽지도 않았다. 실내이고 패딩도 껴입고 자서 춥지도 않았다. 혹시 나처럼 뮌헨 공항에서 노숙할 일이 생기면,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이곳의 또 다른 장점으로 ① 거의 바로 옆에 쾌적한, 무료의 (!!) 화장실이 있다는 점과 ② B와 C구역 사이의 뮌헨 공항 센터 München Airport Center로 가면 지하철이 바로 연결된다는 점 ③ 와이파이가 잘 터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왼쪽은 뮌헨 공항 센터의 지하철 매표기 사진. 오른쪽은 매표기 바로 옆에 있는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입구 (빨간색 원) 사진.

 

뮌헨 공항 와이파이. 'Free-Wifi - Munich Airport'에 연결하고 간단하게 이메일 입력하고 첫 번째 박스만 체크해준 뒤 (두 번째 박스는 공항의 뉴스레터들을 받겠다는 내용) Weiter (계속)을 눌러주면 끝.



2. 뮌헨 공항에서 뭔헨 시내까지 (Einzelticket, Tagesticket und AirportPLUS-Ticket + Bayernticket)

우리는 대략 4시간 정도 잔 뒤 (정말 잤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씻고 지하철을 타러 갔다. 위에서 보듯이 거의 바로 옆에 매표기와 승강장 입구가 있어서 아주 편했다. 그럼 이제 뮌헨 시내 혹은 뮌헨 중앙역까지 가기 위해서 어떤 표를 사야하는 지 알아보자. 크게 1) Einzelfahrt 1회권과 2) Tagesticket 하루권 또는 AirportPLUS-Ticket 공항플러스표, 이렇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중앙역 내지 시내의 어느 한 곳으로만 갈 경우 숙소가 있어 짐을 놓고 하루 내내 뮌헨 여행을 할 경우
선택할 표 Einzelfahrt 1회권 Tagesticket 하루권 AirportPLUS-Ticket
특징 매표기에서 Einzelfahrt를 선택하고 목적지를 입력하고 원하는 시간의 지하철을 선택한 다음 결재하면 된다. 말 그대로 목적지까지만 딱 한번 탈 수 있는 표다. 중앙역 München Hauptbahnhof의 경우 12,30유로. Zone 존을 선택해 해당 존의 구역 안에서 하루 동안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지하철, 트램, 버스 등 거의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음. (Zone에 대한 설명은 아래를 참고) 공항에서 중앙역까지 가려면 최소 M-5 존을 선택해야 한다 (13,70유로). 단체면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M-5 기준 25,70유로, 최대 5명까지 탑승 가능하며 6세~14세는 0.5명으로 산정). M-6 존으로 고정되어 있는 Tagesticket 하루권과 동일하다 (14,80유로).


제 3의 선택지로는 Bayernticket 바이에른 티켓을 살 수도 있다. 뮌헨 뿐 아니라 바이에른 전역의 거의 모든 대중교통을 하루동안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2등석 기준, 첫 번째 사람은 25유로이고 그 다음부터 한 명 추가 시 7유로가 추가된다. 예를 들어 3인용 바이에른 티켓의 가격은 39유로이다. 주의사항, 바이에른 티켓으로 고속열차 IC나 ICE는 못 탄다. 바이에른 티켓으로 탈 수 있는 열차는 IRE, RE, RB, U-Bahn과 S-Bahn 등 근거리용 열차들이다.

뮌헨 대중교통 (MVV: Münchner Verkehrs- und Tarifverbund) 노선도이다. 뮌헨 시내인 M부터 시작해서 1, 2, 3, 4, 5, 6 존으로 나뉘어져 있다. 뮌헨 공항은 5구역에 속해 있으므로, Tageskarte로 뮌헨 시내까지 가기 위해선 최소 M-5를 선택해야 한다. 참고로 M을 제외하고 5-6 또는 4-6 존으로도 설정이 가능하다.

 

왼쪽은 내가 구입한 뮌헨 중앙역까지의 Einzelkarte 1회권이고, 오른쪽은 승강장이다. B가 시내 방향이다.


그렇게 나는 뮌헨 공항에서 뮌헨 중앙역까지 잘 도착해서 5시 6분 밤베르크행 ICE를 넉넉하게 탈 수 있었다.

결론은 이렇다.
① 뮌헨에 밤 늦게 도착했고 숙소비를 아끼고 싶다면 공항 노숙을 추천한다,
② 뮌헨 공항에서 시내로 갈 때 웬만하면 (6구역에 갈 일이 없으면) AirportPLUS-Ticket은 사지 말자.

(공항의 지하철 매표기 바로 위에 이 표 안내문이 크게 써있기 때문에 자칫 1,10유로 손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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